제7장 사제들에게 있어서 죄의 중함에 대하여
1. 아들아, 내 앞에서 제일 큰 죄가 무엇인지 아느냐?
그것은 확실히 내 사제들의 죄이다.
그 때문에 나는 격분하고, 화를 내며 시온에다 불을 놓는다.
2. 오, 주님! 먼지와 재에 불과한 제가 당신께 말씀드리나이다.
주님, 당신은 사람들에 대해 편정을 쓰지 않으시는 분이므로,
당신 앞에서는 야만인도, 외국인도, 그리스인도, 아랍인도, 또한 남자도 여자도 차별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모든 이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을 압니다.
그러므로 어찌하여 죄에 떨어지는 사제에게 더 화를 내시고, 용서는 더디 하시는지요?
3. 아들아, 물론 나는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으며,
내 눈 앞에서 가난한 이보다 부자가, 백성보다 왕이,
무식한 이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더 낫게 훌륭하게 보이는 경우가 없다.
사실 나는 죄를 판단하고 벌할 줄 아는 의로운 저울이다.
그러나 낙오된 사제에게 더 화를 내는 것은 옳다.
그 까닭은 그 죄악이 더 크기 때문이다.
4. 아들아, 만일 백성 중의 한 사람이 임금의 명령을 어기고,
무례하게 그를 거슬러 반역을 꾀하였다면, 그 죄가 얼마나 크겠느냐?
그런데 심지어 임금의 대리자이며 그 모든 일을 관리하는 자가
그것을 감행했다면 그 죄가 무거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아들아, 사제가 죄를 짓는다는 것은 내 명령을 어기고, 순명하지 않고,
무리하게 반역하면서 '나는 섬기지 않겠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느냐?
아들아, 이렇게 반항하고 반역하는 사제가 내 대리자이고 내 신비의 관리자이니, 그 꼴이 무엇이냐?
오, 내 앞에서 이 얼마나 큰 죄악이냐?
5. 착한 아버지의 아들이 아버지의 명령을 어기고
먼 지방에 가서 방탕한 생활을 한다면 이 얼마나 큰 죄이겠느냐?
신부가 자기 신랑을 무시하며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한다면 정말 큰 죄이다.
아들아, 비유의 의미를 깨달아라.
사제의 영혼은 서품 때에 선서로써 나에게 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죄를 지음으로,
내게서 멀어져 세상과 육체를 해롭게 하는 마귀와 내 원수들에게 기울어졌다.
오, 불충한 자태! 오, 죄와 마귀를 천상의 신랑과 대치한 간음한 신부!
오, 내 앞에서 너무나 큰 죄여!
6. 나를 산에 끌고 올라가서 난폭한 손을 댄 것은 유대인들에게 큰 죄였다.
그러나 유다의 죄는 이보다 더 크니, 그는 내 사도이면서도 그들에게 나를 팔고 또 배반하였기 때문이다.
아들아, 이것은 비유가 아니라 진리이다.
너는 신자들이 자기의 죄로 말미암아 다시 나를 십자가에 못 박았을 때 그 죄가 얼마나 큰 지 알아라.
그러므로 죄로 말미암아 나에게 모독의 손을 대는 사제의 죄는 얼마나 크겠느냐?
오, 내 앞에서 얼마나 큰 죄인가?
7. 진정 네게 말하노니, 다른 죄인들이나 열심치 않는 이들한테 받는 것보다도
죄짓는 사제들한테 받는 고통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라.
그런즉 사제가 저들보다 더 열심치 않는다면 내 분노는 두려움으로 변하여
그들에게 죽음이 오고 마침내 지옥에 떨어진다는 것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욕하는 원수는 참아 주지만, 잘 알면서 배반하는 자는 절대 용서해주지 않는다.
8. 그러므로 사제들아,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더 엄한 심판을 받을 것을 두려워하라.
거룩한 땅에서 악을 저지르고, 내 영광을 무시하였기 때문에 혹독한 벌을 받을 것이다.
나답과 아비후를 기억해 보아라. 그들은 내 대리자였다.
그들이 향로에 다른 불을 넣는 것을 보고 즉시 나는 하늘에서 불을 내려 그들을 모조리 태워 버렸다.
옴니와 비느하스를 기억해 보라.
나는 그가 함부로 내 계약의 궤를 만졌기에 바로 그를 쳤고, 또한 함부로 만진 불레셋인들을 멸망시켰다.
엘리의 자식들을 생각해보라. 나는 반역하는 그들을 보고 죽였다.
오, 아들아, 너도 내 판단을 생각하고 내 의노를 두려워하라.
죄악을 경계하고 피하여라.
9. 주님, 내 마음을 열어 주시고, 죄를 두려워하며 죄악을 더욱 미워하게 해 주십시오.
당신께 대한 경외심에 내 육신을 못박아 다시는 당신께 죄를 짓지 않게 해 주십시오.
주님, 저의 허약함과 악에 대한 경향을 잘 보아주십시오.
저는 사제이면서 죄 중에 잉태된 사람입니다.
저를 도와주시고, 인도해주시며, 제 바른손을 붙들어 주시고, 또 저를 당신 뜻대로 처리해 주십시오.
주님, 제 원수인 사탄의 광증을 보십시오.
마치 사자와 같이 끊임없이 울부짖으면서 제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원수 가운데서 저를 구하소서.
주님, 저를 숨겨 주십시오.
당신이 저를 지켜 주시지 않으시면, 저는 헛되이 밤을 지새면서 지키나이다.
저는 당신을 믿사오니, 저를 보호하시고 지켜 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허약할지라도 죽지 않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