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사제생활의 길잡이

제8장 사제들의 부질없는 생활에서 발생하는 악들

임탁 2021. 1. 26. 15:41

1. 아들아, 나는 울고 또 울어서 눈물이 내 볼을 흠뻑 적시었다.
그 까닭은 가장 절친한 내 친구가 나에게 폭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들아, 혹시 고통 중에 있다면 내 고통을 기억하라.
내 피의 대가로 내 아버지에게서 양을 샀다.
나는 그들을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고, 그들을 내 종에게 맡기며 말하노니,
내 이름과 사랑으로 인도하고 보존하고 구원하라.
친구여, 내 양들을 맡기니, 그들에게 가서 인도하고 그들을 위하여 네 생명을 바쳐라.
내 우리에 있지 않는 다른 양들이 있으니 그들도 너에게 맡긴다.
친구여, 그들을 인도하여 한 우리와 한 목자 밑에 있게 하라.
나는 내 양들에게 이 목자를 따르라고 말했으니,
그들은 네 목소리를 알 것이며, 절대로 다른 이를 따르지 않고 피할 것이다.

2. 아들아, 어떻게 했느냐?
내 양들을 맡은 종인 내가 그렇게 사랑하던 양들을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해서 마치 장사꾼처럼 팔아먹고 말았다.
늑대가 오는 것을 보고도 양들을 버리고 도망가는 바람에,
늑대는 와서 내 양들을 잡아가고 흩어 버렸다.
나는 내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풍성히 얻도록 하기 위하여 왔는데,
내 종은 도리어 그것들을 잡아먹고 흩어 버린 도적과 강도가 되어 버렸다.

3. 아들아, 저 못된 종이 어떻게 내 양을 치면서 그를 잡아먹는 흉악한 종이 되었는지 잘 들어라.
그는 내 양들을 신앙의 풍부한 목초에 인도하여 키우고 교의를 가르쳐야만 하였다.
그런데 나태에 빠져 내 양들을 외면함으로써
내 양들은 굶주려서 빼빼 말라 그 얼굴을 내가 거의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다.
내 양들을 찾아보고, 그 한 마리 한 마리의 사정을 충실히 살펴보아야 했다.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조그마한 병과 상처는 커지고 번져서 많은 내 양들이 죽었다.
그것은 치료해 주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 양들이 흩어지지 않고 도망가지 않도록 지켰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아니하였다.
아들아, 저 영혼인 양들은, 악한 사제 때문에 무지와 죄와 오류에 버려지고 있다.
오, 불충한 목자! 오, 악한 종! 오, 내 양을 버려 둔 목자와 우상!

4. 아들아, 내 고통의 시작은 이러하다.
더 들어보아라, 나와 같이 울자.
악한 사제는 내 양들을 잡아먹고, 죽이고, 스스로 죄를 지을 뿐 아니라 영혼들을 죄짓게 한다.
그들이 죄짓는 자를 보고 말하길,
'그는 선과 악을 아는 주의 천사이니, 그보다 더 하느님을 두려워할 게 없고,
계명을 더 이상 지킬 필요가 없고, 죄를 더 이상 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죄인들은 말한다.
'사제에게 합당한 것은 우리에게 합당하다.
그가 행하는 것을 우리도 행하자. 그를 따르고, 그의 길로 나아가자.'
이같이 그의 표양으로 영혼에게 악을 끼쳤고, 악습과 대죄로 이렇게 굳어져 간다.

5. 아들아, 그것뿐인가?
그 가혹한 잔의 찌꺼기는 아직도 없어지지 않았다.
이것 때문에 하늘이 놀라고, 심한 갈등에 휩싸였다는 것을 귀 기울여 들으려므나.
내 양들은 그의 품행이 교의에 벗어남을 보고, 그가 교의를 믿는지 또는 진실하지 의심한다.
마음속으로 말하길, '저 박사가, 저 목자가, 저 사도가 믿지 않으니, 왜 그럴까?
지옥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왜 그럴까?' 여기에서 불신앙이 싹튼다.
아들아, 이렇게 악한 예언자가 세상을 더럽힌다.
오, 목자가 아닌 사제는 오히려 내 양들의 선동자이다.
저 악한 자는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대항하니, 그 영혼은 양들의 영혼을 뒤바꿀 것이다.

6. 오, 악한 사제들! 악의 원인이 된 것이 몇 번이냐!
나를 십자가에 못박도록 유대인들에게 넘겨준 유다보다 덜한 것이 무엇이냐?
내 온 교회를 비참하게 만든 아리우스보다 덜한 것이 무엇이냐?
내 많은 양을 오류에 빠지게 하여 멸망에 이끈 루터보다 덜한 것이 무엇이냐?
이교나 열교의 시조가 된 다른 사제들보다 덜한 것이 무엇이냐?
오, 흉악한 사제들, 너희의 죄악이 정결한 내 정배를 부정하게 만들었으며,
그로 말미암아 악한 표양이 늘어났고, 수많은 백성이 신앙과 내 교회로부터 갈려 나갔다.
너희와 너희 죄악 때문에 세상은 점점 악해지고, 가톨릭 신자들은 박해를 받아 뿔뿔히 흩어진다.
독사의 후예인 너희는 앙화로다!
너희를 여러 가지 악으로 지옥의 깊숙한 곳에 빠지게 할 것이며,
두려움과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