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묵상

20131022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임탁 2013. 10. 22. 10:32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5-3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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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말씀.

종들이 자신을 기다려준다는 사실에 주인이 행복한 게 아니라,

주인을 기다리는 종들이 행복하다니!

많은 걸 묵상하게 한다.

간단하게는 주님과 우리와의 관계이기도 하겠지만,

우리가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자체가

어쩌면 주인을 기다리는 종들과 같다는 말씀으로 볼 수도 있다.

그래, 다른 이들이 보기에 그런 종들의 삶이 뭐가 행복해보이겠는가.

하지만 그 종들의 주인님은 말한다. 그 종들이 바로 행복한 이들이라고.

그래, 이 시대의 논리에는 무척이나 부합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그리스도인들이다.


행복과 기쁨(혹은 즐거움)은 동의어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행복과 슬픔 또한 동의어가 아니다.

아니, 같은 범주로 볼 수 없다.

표현하자면 이렇다.

우리는 기뻐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슬플 때 행복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든지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곧 행복을 단순하게 감정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말이다.


오늘 하루, 행복이란 "것"(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겠지만)을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