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2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5-3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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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말씀.
종들이 자신을 기다려준다는 사실에 주인이 행복한 게 아니라,
주인을 기다리는 종들이 행복하다니!
많은 걸 묵상하게 한다.
간단하게는 주님과 우리와의 관계이기도 하겠지만,
우리가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자체가
어쩌면 주인을 기다리는 종들과 같다는 말씀으로 볼 수도 있다.
그래, 다른 이들이 보기에 그런 종들의 삶이 뭐가 행복해보이겠는가.
하지만 그 종들의 주인님은 말한다. 그 종들이 바로 행복한 이들이라고.
그래, 이 시대의 논리에는 무척이나 부합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그리스도인들이다.
행복과 기쁨(혹은 즐거움)은 동의어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행복과 슬픔 또한 동의어가 아니다.
아니, 같은 범주로 볼 수 없다.
표현하자면 이렇다.
우리는 기뻐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슬플 때 행복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든지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곧 행복을 단순하게 감정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말이다.
오늘 하루, 행복이란 "것"(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겠지만)을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