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9주간 토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9

1 바로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5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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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는 빨리 자라는 식물로서, 2년이 지나면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고

4년 쯤 부터는정상적인 수확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포도밭 주인이 기다린 3년은 부족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열매를 맺을 시간이 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열매를 맺지 못했던 것이다.

열매를 맺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된 사실이다.

하느님 역시 우리에게 즉각적인 열매를 바라시지 않는다.

열매를 맺기 위해 시간이 필요함을 알고 계신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 우리는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인내...

그렇다. 인내가 필요하다.

수많은 신앙의 선조들은 인내로서 열매를 맺었다.

사실 요즘 들어, '영성'은 '인내'로 표현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인내할 수 있는 사람은 깊은 영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