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여행 3일차
다행히 셋째날에는 날이 맑았다.
선택관광이라, 나는 오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었다.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나갔다.
물론 늘 그렇지만, 여행가서 어딜 싸돌아다닌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숙소에서 자고 싶고 그냥 빈둥 거리고 싶은 유혹에 자주 빠진다.
어제 밤이 무색해지는 해변이다.
무척이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그런데 또 제주도 같은 맛은 아니다.
해변에서 노는 사람들 보면 한국 사람들은 없다.
대부분 외국 사람들(?)
물론 나도 4일차에나 물에 들어가긴 했지만.
다들 어제 밤 진탕 드시고 주무시나 싶다.
호리병 비스무리하게 생긴 게 내 눈에만 특별한 건 아닌가 보다.
타국의 관광객들도 지나가며 사진을 찍고 간다.
벌집(?) 같지만, 밤에는 저기서 빛이 나온다.
아마도 그랬다.
필리핀 전통 등이라고 해야 하나..?
해변 바깥쪽 길에는 수많은 잡상인들과 호객꾼들이 있다.
그분들은 어느 나라 사람인지 한번에 알아차리는 능력이 있는 듯 싶다.
"낙하산~" "오빠, 마싸지~"
디몰 가운데에 있는 대관람차..
정말 뜬금 없지만, 운행하지도 않고 타려는 사람도 없다.
생선 같은 장식품이라고 해야 하나..
생소해서 한번 찍어봄.
하, 진짜 저런 여유로움을 즐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여행가면 뭔가 아까워서 가만히 있질 못하는데,
문제는 그렇게 피곤하게 돌아다녀도 소득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섬들이 으레 그렇듯이, 보라카이도 날씨가 수시로 바뀐다.
맑았다가, 비왔다가, 맑았다가..
밤에 술마시러 해변쪽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가 비가 와서 왔다갔다 하기를 몇 차례 하기도 했었으니..
그런데 그것도 즐거움이다.
그렇게 갑자기 비가 쏟아져도 불평하는 사람 하나 없다.
여행지에 와서 마음이 너그러워져서 그런가?
숙소(크라운리젠시)에서 해변가로 가다가 꼭 만나는 파출소.
아무래도 필리핀이다 보니까, 영어가 제멋대로이다.
예를 들자면, Police를 Pulis로 쓰는 것과 같은 것들이다.
어디선가 들었는데..
비영어권 사람들끼리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된다고 했다. ㅋㅋ
막상 그게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ㅋㅋ
참 저 의자가 뭐라고,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보라카이에 또 갈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밤에는 일찍 자고 다음날 꼭 한번 해변에 누워서 책을 읽든지 해야겠다.
점심(한식)을 먹으러 가는 길.
스테이션3 쪽에 있는 곳이었다.
가이드 말로는 스테이션3는 배가 정착할 수 있어서, 물놀이가 위험하단다.
물놀이를 하려면 배가 정착하지 못하는 스테이션2에서 놀라고 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스테이션1에도 가보니 배는 정착 안 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스테이션3에는 배들이 많다.
그냥 뭔가 아쉬워 찍은 사진.
안 찍었어도 될.. ㅋ
왼쪽 건물이 우리가 먹었던 '기사식당'이다.
식당 뒤쪽으로는 풀이 하나 있는데, 아마도 숙소도 같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육볶음이랑 된장찌개를 먹었던 것 같다.
나와 후배 2명은 다이빙 체험을 하기로 했다.
안타깝게도 나는 선택관광인지도 모르고 갔기 때문에,
다이빙을 할 생각을 전혀 안 했다.
여하튼 제주도에서 어드밴스드까지 한 게 아깝게 느껴졌다.
다이빙이 연례행사다 보니, 내 책임이 크다고 느낄 뿐..
다이빙 샵이 굉장히 많았고, 또 다이빙 체험을 하는 분들도 많았다.
부모님이 다이빙을 해서, 아이들에게 체험시켜주고자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연인이 온 경우도 있고, 가족 단위로 와서 뭐라도 해보자고 하는 분들도 계셨다.
아무래도 정식 다이빙이 아니고 교육시간도 한정되어 있다 보니
강사는 말이 빠르고, 자주 하는 실수들을 매우 잘 가르쳐주었다.
다이빙은 늘 겸손한 마음으로.. ㅋㅋ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아래의 사진들은 숙소로 돌아가면서 찍은 것이다.
다이빙 샵에서 간단하게 씻긴 하지만,
우리는 저녁식사 전에 단체 마사지를 받기로 하였으므로,
후다닥 돌아가 씻고 가기로 했다.
바로 이곳이다. 우리가 마사지 받을 곳. 라바스톤 마사지.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고, 가격은 무척이나 고급스러웠다. 100달러!!
하지만 해변에서 하는 것과 당연히 다르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가기 어렵고, 2인 1실에, 에어컨도 잘 틀어주고,
들어가기 전에 무슨 차를 한 잔 주고, 마지막에 해초 크림(?)이랑, 人태반 크림도 발라준다.
나오면 또 음료도 한 잔 더 준다.
인태반 크림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어떤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뭔가 가슴 아팠다.
저녁은 일행 중 한 분이 내시기로 해서
바닷가재와 새우 등등을 먹기로 했다.
시장에 가서 식재료를 사다가, 요리해주는 식당으로 가져가서 주문해 먹으면 된다.
이렇게 3일차도 끝.
물론 우리의 밤은 더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