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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사제생활의 길잡이

제2장 사제의 신분

1. 아들아, 사람은 무엇이고 무엇 때문에 만들어졌느냐?
물론 하느님을 두려워하며, 그의 계명을 지키고, 그분을 공경하며, 섬기기 위해서이다.
아들아, 너는 무엇이냐? 무엇 하러 사제가 되었느냐?
그것은 확실히 이 위대한 일로써 모든 사람들을 인도하여
그들이 나를 두려워하고, 흠숭하고, 섬기게 하기 위해서이다.
오, 위대한 지위! 오, 탁월한 봉사직이여!
아들아, 나는 하늘에 있고 사람들은 지상에 있지만 너는 나와 그들 가운데 있으므로,
네가 내 이름으로 가르치면 그들이 내게 순종하듯이 네게도 순종하게 하겠다.
창조주인 나는 피조물인 인간들을 네 슬하에 두고, 내게 해야 할 것을 너로 하여금 다하게 하겠다.
빛의 아버지인 나는 네가 참 빛이 되어 암흑 중에 있는 사람들을 비추게 하겠다.
천상 은혜의 관리자인 나는 궁핍한 그들에게 너를 통하여 은혜를 나누어 주게 하겠다.
지극히 선한 主인 나는 너로 말미암아 저 죄인들이 나와 화해하게 하겠다.
영원으로부터 외아들의 아버지인 나는 지상의 아비인 너를 통해
현세에서 양자가 되어야 할 사람들이 천국에서도 양자가 되게 하겠다.
십자가의 제물로 영광 받아야 할 나는 지극히 거룩한 내 아들의 몸을
사람들이 내 계명을 지키고 사람들의 죄를 보상하게 하겠다.
나는 타는 불이고, 땅에서 타야 할 사람들을 중재자인 너로 하여금 불타게 하겠다.
천상의 의사인 나는, 앓는 사람들의 중재자요 의사인 너를 통하여
내 약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겠다.
마침내 천상 무리의 주인인 나는 지상의 무리를 그들의 목자인 너를 통하여 발전하고 많아지게 할 것이다.

2. 아들아, 하늘 아래에서 너와 대등할 존귀함과 권능을 가진 자는 없다.
너는 신들 중의 신이요, 지존하신 아들들 중의 아들이다.
왕의 지위는 인간적이고, 사제의 지위는 신적이다.
지상의 영광과 권능은 왕을 죽게 하지만 사제직은 죽어 가는 사제를 영원히 남게 한다.
왕은 사람들에게 명하나, 사제는 하느님께 한다.
강한 왕은 원수를 이기지만, 진실한 사제는 세상을 이긴다.
왕은 사람의 몸을 가두기도 하고 벌하기도 하지만, 사제는 저 인간의 영혼을 결박할 수 있다.
왕은 포로들을 사슬에서 풀어 줄 수 있지만, 사제는 저 마귀의 학대와 죄의 올가미에서 영혼을 해방시킬 수 있다.
왕은 지상의 보화를 갖지만, 사제는 하늘의 보화를 갖는다.
왕은 왕들에게 예물을 보내지만, 사제는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 제사를 드린다.
왕은 금을 바치지만, 사제는 하느님을 바친다.
그의 소리는 하늘을 꿰뚫어 은총을 내린다.
거기서 하느님의 마음에 들고, 승복하며, 사람들 위에 권위를 가지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그의 판단은, 하느님의 판단을 앞지르니,
그것은 지상에서 풀고 맺는 것이 하늘에서도 풀고 맺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 아들아, 네 지위를 알아라.
신성에 동참하였으니, 묵은 때를 싯어 버리고 새 생활로 돌아오길 주저하지 말라.

3. 주님, 제가 누군데 그처럼 저를 기억해 주시고, 그렇게 어마어마한 것을 주시나이까?
저는 먼지이고, 재에 불과하지만 당신의 사랑과 은혜로 당신의 시종이 되었나이다.
지극히 사랑하올 아버지, 저를 이렇게 먼저 사랑하시고 뽑으시고 인정해 주셨으니,
어떻게 이 사랑을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나이다!
당신 영광의 옥좌에 앉아서, 당신 대신 재판하여 풀고 맺는 비천한 저를
먼지에서 일으켜 주신 그 놀라운 지위에 대하여 얼마나 겸손해야 할지 모르겠나이다!
나는 비천하고 깨끗하지 못하며, 무식하고 불완전하며, 눈멀어 항상 악에 떨어지나이다.
저는 당신의 무한한 존귀함 대신에 아주 불쌍한 자가 되겠나이다.
오, 나의 주님, 당신은 만선, 슬기, 선량, 영광, 무량 자체이십니다.
그런데 저는 당신에 의해 이렇게 높임을 받았으니
어떻게 부끄러워하지 않고 동요하지 않을 수 있겠나이까?
주님, 이러한 짐을 기쁘게 지도록 당신 은혜로 저를 구해 주소서.
주여, 비오니 내적으로 제 영혼을 가다듬어 주시고, 외적으로 제 행위를 인도해 주심으로써
지극히 거룩한 당신 아들의 참다운 본받는 자가 되고,
그분을 보내셨듯이 저를 보내신 아드님을 신자들에게 재현케 해 주십시오.

4. 아들아, 그가 원하고 노력한 것처럼, 그를 본받는 자가 되어라.
네가 찾기를 힘쓰고, 죽은 것을 살리기를 원하라.
그러므로 오너라, 아들아 오너라, 그를 따르라.
그의 뒤에서 사람 낚는 어부가 되어라.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귀먹은 자를 듣게 하고,
눈 먼 자에게 참 빛을 보게 하며, 벙어리가 하느님을 찬미하게 하고 절름발이가 올바로 걷게 하며,
잘못에 빠진 자를 정의의 길에 돌아오도록 하며,
하느님께 영광이 되고 사람에게는 구원이 되도록 하라.
내 아들은 그들을 위하여 피를 흘렸으니, 너도 그들을 위하여 너의 전부를 희생하라.

5. 아들아, 네 마음을 넓혀라. 그리고 모든 이를 진리와 구원으로 초대하라.
모든 이를 불러서 내 집을 가득 채우도록 하라.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귀족과 서민, 현명한 자와 무식한 자,
종과 주인, 남자와 여자 모두가 지체없이 나에게 오도록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