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제가 된 내 아들아, 너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
일반적인 책임뿐 아니라 천사의 어깨에 놓여 있는두려워할 책임을 지고 있으며
아주 세밀한 규칙에 묶여 있다.
사제는 새 신자의 아버지이므로 사람들을 신앙에로 인도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옛 신자들의 아버지라고 불리운 저 아브라함보다 더 가까이 내 앞에서 거닐고 완전한 자가 되길 힘써라.
사제는 목자의 모습을 가져야 하고 다른 모든 이보다 더 거룩하게 되어야 한다.
바울로 사도가 말한 것처럼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라.
사제는 세상의 소금이다.
완전함을 맛보지 않으면 싱거워져서 더이상 쓸모가 없게 되고,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밟힐 뿐이다.
사제는 세상의 빛이다.
헛된 것만을 비추거나 작은 것만 태우지 말고 완전한 것을 비추며 태우도록 하여라.
사제는 하느님의 사람이다.
하늘에 계신 너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다른 모든 이보다 더 완전한 자가 되어야 한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사신이다. 그러므로 모든 덕을 충분히 닦아야 한다.
사제는 하느님의 모든 신비의 분배자인 만큼,
저 아론에게 거룩하게 되라고 명하신 것보다 더 훌륭한 증인이 되도록 하느님께서는 너를 거룩하게 해주신다.
너는 사제이고 성전이다.
매일 천주성의 충만하심이 육체적으로 살으시는 성소이니 어떻게 네 안에서 주님께 의합할 것인가?
네가 참으로 거룩하지 않다면 지극히 거룩하신 너의 하느님께서 네게 대하여 어떻게 기뻐하시겠는가?
너는 사제이니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중재자이다.
하늘에서 너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세상에서 네가 하느님의 대리자로 존경을 받으려면
오, 얼마나 큰 성덕이 네게 있어야 할까?
내 아들아, 나의 사제야, 나의 거룩한 자야, 내 앞에서 거닐고 또한 완전한 자가 되어라.
2. 대죄를 피하거나 계명이 요구하는 중요한 선(善)만을 행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모든 악을 피하고 모든 작은 덕까지 닦도록 할 것이다.
소극적으로나 적극적으로 매일 힘쓸 것이다.
덕행에서 덕행으로 나가고, 날마다 더 겸손하고, 더 조촐하고, 더 검소하고, 더 온유하고, 더 열심하여야 한다.
날마다 지상 것을 멸시하고, 애덕을 베풀고, 열심히 노력하며, 기도하는 열성이 더욱 성장하여야 한다.
너는 더 정의로워져야 하고, 더 거룩하여야 한다.
내 아들아, 내 아들아, 너는 빵만을 나누어주도록 책임을 맡은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나누어주도록 책임 맡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
너를 죽이는 문자에만 더 이상 의존하지 말고, 너를 살리는 성령의 은혜에 의지할 것이며,
또한 그림자에 더 이상 신뢰를 두지 말고 진리의 사도가 되도록 할 것이다.
물론 거룩하고 더 완전한 자가 된다면, 아론이나 옛 성직자들보다 더 훌륭한 복음의 사도가 됨은 말할 것도 없다.
3. 지극히 사랑하는 자여,
내 집에서 악이 저질러지고, 천사의 빵을 먹는 자들 중에서 많은 이들이 악의 껍질을 좋아하고,
제 입으로 내 정의를 말하며, 내 복음을 전하는 많은 이가 내 법규를 미워하고 내 말을 뒷전으로 돌리며,
도적과 함께 걷고, 간음한 자와 더불어 제몫을 찾으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들아, 사제직에 올린 그들이 높은 것을 맛보려 하지 않고,
지상의 것을 맛보며 그런 것을 취하다니 도대체 어찌된 것이냐?
기도와 공부를 소홀히 하고, 거룩한 봉사에 냉담해 가는 동안
동물적이고 육적인 인간이 되어서 지상의 것과 헛된 쾌락을 사랑하고 이것들을 따르게 된다.
차츰차츰 지상의 것을 발전시키는 데는 전력을 다하지만 덕행의 진보에는 무관심하다.
이익을 얻을 수 없고 손실을 보게 되어 마침내는 세속의 아들들보다 더 나쁘게 된다.
4. 오, 주님! 사제의 지위는 이렇게 높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크고 큰 완덕이 필요하나이다.
만일 완덕에 나아가지 않고 날로 청빈을 멀리한다면
마침내 구렁에 떨어질 것이니, 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내 주(主)시요, 내 도움이시여, 무엇을 하리이까?
거룩하고 완전한 자가 되렵니다.
저는 무능하고, 눈 멀어 있으며,
온갖 악에 기울어지고, 온갖 선을 따르는 데 느린 자입니다.
무엇을 하오리까? 주님, 단 한 가지 뿐이니,
그것은 곧 내 눈을 당신께 돌리고, 깊은 곳에서 당신을 부르며, 저에게 도움을 주시도록 구하는 일이나이다.
주님, 당신이 지켜 주시지 않으면, 저는 죄에 떨어지면 헛되게 되나이다.
주님, 원수들한테서 저를 빼 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헛되게 노력하게 됩니다.
주님, 사탄이 결코 저를 이기지 못하고, 육체가 결코 유혹하지 못하고,
세속이 결코 속이지 못하도록 저를 당신의 눈동자처럼 지켜 주십시오.
주님, 당신 앞에서 올바로 걸어 완전하게 해 주시며,
또한 당신이 거룩하고 완전하심 같이 거룩하고 완전하게 되도록 어서 오시어 저를 도와주소서.
'가톨릭 > 사제생활의 길잡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5장 완덕을 위한 방법 (0) | 2021.01.20 |
---|---|
제4장 세상에서 완덕의 가능성 (0) | 2020.12.31 |
제2장 사제의 신분 (0) | 2020.12.22 |
제1장 사제직과 사목직에 대한 성소 (0) | 2020.12.15 |
머리말 (0) | 2020.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