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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감상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2009년 12월 25일 금요일 5회 19:30
평택Cinus 7층 8관 H-3 8,000원


영화를 보실 분이라면 읽지 않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대충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파르나서스 박사는 악마와 내기를 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

그의 나이 1000살이 되었을 때에, 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파르나서스 박사는 다시 젊어져서 그녀를 얻기 위해 다시 악마와 계약을 맺는다.

그 계약은 딸이 16살이 되면 악마가 데려간다는 조건 하에 성립되었고,

어느덧 딸은 16살 생일을 앞두게 된다.

이 때 다시 악마는 딸을 두고 내기를 건다.

그것은, 5명의 영혼을 먼저 얻는 사람이 내기를 이기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한 남자.

그 사람이 바로 '토니'로서, 히스 레저,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파렐이 번갈아 가며 연기를 맡는다.

이 사람 덕택에 파르나서스 박사는 내기에서 휘둘린다.

하지만 결국 딸은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고

파르나서스 박사는 여태까지 자신의 지나친 걱정이 딸을 가둬놓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악마의 내기는 바로 매순간 닥치는 유혹이었으며,

그것에 응하지 않을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행복을 찾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막상 써놓고 보니까 좀 결론이 이상하게 났는데,

1. 일단 내가 본 것은 감독의 의도다.

순간순간 악마의 '내기'는 우리에게 닥친다.

우리는 그것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대할지도 모르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 그것은 결국 우리의 영혼을 악마에게 휘둘리게 하는 것밖에 되질 않는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파르나서스 박사(라틴어에 익숙해서인지 파르나수스가 편하다)는

악마의 내기에 유혹당하지만, 그냥 무시해버린다.

바로 우리에게 이런 모습, 곧 '순간순간 닥치는 악마의 유혹을 뿌리쳐라'라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항상 감독의 의도를 너무 쉽고 간단하게만 파악해버리는 내 생각이지만,

의외로 이에 관한 통찰을 뛰어난 영상미와 판타지 세계를 곁들여 보여준 것은 아닐까 싶다.

2. 영상미

기본적인 틀이, 우리의 상상력 안에서 체험되는 것을 의도했기 때문에

그것을 얼마나 실감나게 공감가게 표현했는가가 문제인 것 같다.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신비로운 세상이 나타나고,

따라서 그 안에서는 알고 있던 사람마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 뇌의 기능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일본 만화가 시미즈 레이코의 작품 중 '비밀 - 탑 더 시크릿'이라는 만화책이 있다.

주된 내용이 죽은 사람의 뇌를 전기적인 자극으로 시각화하여 다시 확인하고

그를 통해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객관적인 사람이 모습이 각자의 뇌 안에서는 다르게 그려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콩깍지 낀 모습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의 사기꾼 '토니'는
 
현실세계에서는 히스 레저로,

귀부인의 상상 속에서는 조니 뎁으로,

토니 자신의 상상 속에서는 주드 로로,

발렌티나의 상상 속에서는 콜린 파렐로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걸 모르고 계속 '조니 뎁'은 언제 나오는 거야? 이러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분장을 그렇게 해서인가? 아님 내가 관심이 없어서인가?
크게 다른 것을 느끼지 못했다. 조금씩 이상한데? 분장을 다르게 했나?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발렌티나'역을 맡은 릴리 콜.

왜 이렇게 낯이 익나 했더니, 예전에 네이트에서 우연히 인형을 닮은 모델이라고 해서

톡?판?을 봤었던 것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생기는 갑작스런 궁금증에 검색을 해봤더니,

구글링을 하면 미성년자 관람불가의 사진이 있다라고…. (아...하...하..... ;;;;;;;;;;;;;;;)

(이쯤에서 진교훈 교수님의 명언이 생각납니다.
"여자는 잠자리 날개 옷 입으면 그렇게 이쁠 수가 없지만, 벗겨 놓면 실상 아무 것도 없다."
진정한 명언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확실히 모델이라 그런지 몸매 하난 기가 막히더군요. 얼굴도 정말 Doll-face라 불릴만 하구요.)



하지만 영상미의 최대 관건은 역시 배우도 배우지만, 무엇보다도 CG인 것 같다.

각 사람의 상상력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확실히 얼핏 보면 '찰리의 초콜릿 공장'을 떠올리게 만들 법 하지만,

곰곰히 생각할수록 어쩌면 우리의 무의식 속 상상력은 그렇게 표현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비밀'이란 만화책에서도 우리가 꾸는 꿈을 굉장히 광대하고 아름답게 표현했다.

여하튼 좀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이건 12세 이상 관람가는 아니야~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아이들에게는(더 나아가 성인들에게도) 너무 난해한 내용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평점이 낮은 것도 아마 같은 이유라 생각한다.

각 상상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상징적인 방법으로밖에는 표현할 수 없었기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한번 보게 된다면 상상 세계에서 놓쳤던 부분들을 더 포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피곤해서 그런가, 글이 횡설수설이 되어버렸다.

(사실 언제나 그런 것 같지만…)



역시나 네이버 영화에서 퍼온 포스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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